"여기가 한국이야 외국이야?" 외국어 간판에 점령당한 상권
- 상권
"여기가 한국이야 외국이야?" 외국어 간판에 점령당한 상권
Q. 외국어로만 된 간판, 불법인가요?
A. 원칙적으로 간판은 한글로 적거나 한글과 외국어를 병기(나란히 표기)해야 하지만, 등록된 상표라면 외국어 단독 표기가 합법입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간판 문자는 한글 표기가 원칙입니다. 하지만 대형 프랜차이즈(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처럼 특허청에 영문 등 외국어 상표를 이미 등록해 둔 경우에는 그 상표 그대로 외국어만 표기할 수 있습니다. 즉 특허청 상표 등록 여부가 합법과 불법을 가르는 첫 번째 기준입니다.
Q. 상표 등록을 안 한 개인 식당이나 카페의 외국어 간판은 단속 대상이 아닌가요?
A. 건물 3층 이하에 설치하는 5㎡ 미만의 작은 간판은 허가나 신고 대상에서 제외돼 사실상 단속할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 간판이 크거나(면적 5㎡ 이상) 높이(4층 이상) 달릴 때만 구청에 신고·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3층 이하의 낮은 곳에 아주 작게(5㎡ 미만) 걸리는 간판은 지자체에 신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신고 대상이 아니니 구청에서 간판에 한글이 있는지 없는지 사전 검열할 방법이 없고, 사후에 이행을 강제할 법적 권한도 없어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입니다.
Q. 예전에는 큰 간판이 많았는데, 이제는 작은 간판이 대세가 된 건가요?
A. 비싼 임대료로 인한 점포 소형화와 간판 정비 사업 등의 부동산 트렌드 변화 때문입니다.
서울 주요 상권의 상가 임대료가 크게 치솟으면서, 자본력이 부족한 청년 창업자나 소상공인들은 면적이 작은 소규모 점포를 임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매장 전면부가 좁아지니 자연스럽게 달 수 있는 간판의 크기도 5㎡ 미만으로 작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허가·신고 규제를 피하게 되었고, 마음대로 외국어 간판을 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Q. 규제 상관없이 맘대로 간판을 달 수 있는 동네도 있나요?
A. 네, 지자체가 지정한 '관광특구'나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서는 간판 규제가 대폭 완화됩니다.
명동 관광특구나 광화문광장, 강남 코엑스 일대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지역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도시 경관(타임스스퀘어 등) 조성을 목적으로 간판의 크기나 표기법, 전광판 설치 등의 규제를 파격적으로 풀어줍니다. 반면 최근 화제가 된 동대문구 대학가 등 일반 상업지역은 이러한 완화 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규제를 지켜야 합니다.